"명품들이 줄 선다"…고졸 女직장인 '인생 역전' 실상은 [김소연의 엔터비즈]

입력 2023-07-16 14:41   수정 2023-07-16 14:47


고졸 출신 평범한 직장인이 130만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되자 모든 삶이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명품 브랜드에서 VIP 고객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단순히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영업 외 시간에 한정판 신제품을 착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고 각종 브랜드 VIP 행사에도 초대받는다. 여기에 자기만의 화장품,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사업가로도 활동을 이어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 속 인플루언서의 모습이다.

'셀러브리티'는 지난 12일 넷플릭스 비영어 부분 주간 흥행 콘텐츠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요즘 뜨는 '핫'한 직업 인플루언서를 집중 조명하는데, 실제로도 화려한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충성도 높은 팬덤을 자랑하는 인플루언서가 존재하는 만큼 강력한 몰입도를 끌어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몇몇 관계자들은 "'셀러브리티'는 드라마니 당연히 극화된 부분이 많다"며 "특히 최근엔 워낙 팔로어 허수도 많고, 인플루언서들도 많아서 거기서 나온 팔로어 수로는 그만한 부를 얻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명품들이 줄을 선다"…"공짜로도 올려주죠"

'셀러브리티'에서는 팔로어 수가 10만만 넘어도 입김이 세지기 시작한다. 단숨에 130만명이 된 여주인공 아리(박규영 분)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신데렐라로 불린 이유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브랜드에 따라, 계약 조건에 따라 단가의 폭은 굉장히 넓지만, 요즘은 인플루언서 수가 늘어 팔로어 수가 50만명이 넘어도 게시물 하나당 100만원을 넘기 힘들다"며 "100만명은 돼야 100만원을 넘기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이 금액 역시 게시물을 남겨놓는 기간, 사진의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진 안에 제품만 있는지, 제품을 들고만 있는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 등 세세하게 나눠 계약이 진행되는 것.

다만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명품 브랜드는 '무료'로도 찍어준다. "피드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극 중 안젤라(한으뜸 분)는 한 명품 브랜드 패션쇼에 VIP로 초대받기 위해 인스타그램 피드를 해당 브랜드로 채운다. 해당 브랜드에 '애정'이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 이를 통해 실제로 패션쇼 초대장을 받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패션쇼 초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협업' 제안도 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었다.

온라인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 A씨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노리는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고가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일부러 노출하기도 한다"며 "본인이 먼저 시안을 짜서 브랜드 측에 협찬이나 제품 제공을 제안하는 경우도 흔하진 않지만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대신 '공구' 하던 친구…"남는 장사는 '공구'"


인플루언서가 된 아리 곁에는 직장 동료에서 그의 매니저가 된 친구 정선(박예니 분)이 있다. 정선은 아리가 자신의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 위해 거절했던 제품을 가져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판매하다 발각된다. 일명 '공구'(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거다.

그에 앞서 아리의 고등학교 동창 오민혜(전효성 분)도 "우리 '인친'님들의 화력을 보여 달라"면서 아리가 근무 중이던 화장품 회사의 제품을 즉석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지도가 올라간 인플루언서 중 "직접 써보니 좋았다", "먹어보니 효과가 있다" 등의 광고와 함께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관계자가 "진짜 돈이 되는 건 광고 게시물이 아니라 공구"라고 입을 모았다.

인플루언서 주선 업무를 하는 B씨는 "판매가에서 제조 원가를 제외하고 많게는 80%가 인플루언서에게 떨어지는 구조"라며 "다 못 팔면 타격이 있지만, 한번 공구 '완판' 소문이 업계에 돌면 이후에는 골라서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공구' 인기 물품은 효소, 다이어트 보조제와 같은 식품들이다. 한 관계자는 "공구 진행 품목의 80~90%는 먹는 것"이라며 "화장품이나 옷, 신발 등은 많이 팔리지 않는데, 이런 품목들을 피드에 광고나 협찬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열해진 인플루언서 시장, 차별화는…


단순히 예쁘고, 스타일이 좋다는 것만으로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만큼 인플루언서들이 늘어났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셀러브리티'에 등장하는 가빈회와 같이 인플루언서 모임을 통해 서로를 홍보해주고, 방송 출연 등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여 몸값을 올리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프리지아(본명 송지아)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 출연 후 폭발적으로 인지도가 상승했고, 채널A '하트시그널2' 오영주, 티빙 '환승연애2' 성해은의 경우 프로그램 출연 후 인플루언서로 전향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충성도 높은 팬덤과 구매력 있는 팔로워들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소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제가 인플루언서분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답글 달기'"라며 "끊임없이 소통하며 관리해야 물건을 팔 때 하나라도 더 구매해주지 않겠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광고주들도 댓글 반응을 비롯해 소통의 과정을 모두 챙겨 본다"며 "수입과 직결된 부분이니 당연히 신경 써야 하는데, 몇몇이 '폼이 안 난다'면서 친한 지인들하고만 소통하려는 모습을 볼 때 답답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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